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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까망돌 도서관에서 만난 책,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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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돌 도서관에서 만난 책 한 권이 오늘 하루를 바꿔놓았다 오늘 오후,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까망돌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손에 잡은 책이 있다.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원제: The Minimalist Way). 저자 에리카 라인은 세 아이를 키우던 워킹맘 시절, 감당 못할 만큼 쌓여가는 일들에 지쳐 있다가 미니멀리즘을 만나면서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꾼 사람이다. 책장을 펼치고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나도 지금 딱 저 상태 아닌가' 싶어서였다. 물건을 버리는 책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책 이 책이 다른 미니멀리즘 책들과 달랐던 지점은, '비우기'를 물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집, 인간관계, 업무, 소비, 심지어 머릿속 생각까지 - 저자는 삶의 모든 영역에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게 나에게 정말 중요한가, 아니면 그냥 익숙해서 붙들고 있는 건가." 이 질문 하나가 결국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기준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실행한 세 가지 읽고 나서 그냥 덮어버리기엔 아까웠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긴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공간 정리.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정말 소중한 것에 집중하려면 지금 내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대목이 마음에 박혔다. 오랫동안 방치해뒀던 물건들을 그날 바로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둘째, 소비 기준의 전환. 앞으로는 'I want'가 아니라 'I need'를 기준으로 물건을 사기로 했다.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필요해서 사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이 기준 하나만 바꿔도 소비 습관 전체가 달라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셋째, 그리고 이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인데 - 물건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것. 책은 우리 머릿속에 늘 떠다니는 쓸데없는 걱정과 잡생각들도 결국 정리해야 할 잡동사니라고 말한다. 눈에 ...

『나는 거인에게 억만장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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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스마트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책인데, 출퇴근길에 완전히 빠져들어 읽었다. 『나는 거인에게 억만장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원제: Never Enough). 표지 문구부터 강렬하다. "찰리 멍거 덕질하다가 진짜 부자가 된 한 남자의 인생 역전." 저자 앤드루 윌킨슨이 누구인지부터 궁금해졌다. 시급 6.5달러짜리 카페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그는 이후 메타랩(MetaLab)이라는 디자인 에이전시를 세웠고, 슬랙·유튜브·메타 같은 테크 기업들의 초기 디자인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투자 지주회사 타이니(Tiny)를 설립해 '미니 버크셔 해서웨이'로 불릴 만큼 성장했고, 결국 그 소문이 찰리 멍거의 귀에까지 들어가 직접 사업 파트너 제안을 받게 됐다는 이야기다. 스토리 속에 나를 대입해보게 만드는 책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저자의 인생을 그냥 읽고 지나가게 두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매 스토리마다 '내가 그 주인공이었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일을 처리했을까'를 자꾸 되묻게 만든다. 책 서두에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찰리 멍거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순간의 긴장감과 설렘이 어찌나 생생하게 그려지는지, 마치 내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처럼 장면이 눈앞에 그려졌다. 나의 경험 - 경영과 투자를 다시 생각하다 출퇴근 시간마다 이 책을 붙들고 있으면서, 경영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어디로 떠나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게 됐다. 윌킨슨이 거인들의 방식을 그대로 훔쳐서 자기 것으로 만든 것처럼, 나 역시 지금 하고 있는 투자와 콘텐츠 작업에서 누구의 방식을 관찰하고 배워야 할지 다시 점검하게 됐다. 이 책을 덮고 나니, 지금 내 삶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막연한 꿈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이 책이 특히 좋았던 이유 ...

『수학귀신』, 딸 책상에서 발견한 뜻밖의 인생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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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딸의 여름방학 독서목록을 살펴보다가 낯선 제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수학귀신』. H. M. 엔첸스베르거가 쓰고 R. S. 베르너가 그림을 그린 책인데, 제목만 보고는 '이게 뭔 책이지' 싶어서 무심코 몇 장 넘겨봤다가, 결국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수학을 싫어하는 소년 로베르트의 꿈에 매일 밤 수학귀신이 나타나서, 하나씩 수의 원리를 알려주는 이야기다. 어렵고 딱딱할 것 같은 수학 개념을, 꿈속 대화 형식으로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딸이 학교에서 이 책을 읽어야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 역시 학창 시절 수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인데도, 술술 읽히는 게 신기했다. 책의 구성과 내용 『수학귀신』은 총 12일 밤에 걸쳐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조다. 수학을 싫어하던 소년 로베르트의 꿈속에 수학귀신 '테플로탁슬'이 하룻밤씩 찾아와, 그날그날 하나의 수학 개념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첫날 밤엔 '1'이라는 숫자에서 시작해서, 0의 의미, 소수(素數), 제곱과 거듭제곱, 무한대, 피보나치수열 같은 개념들이 밤이 거듭될수록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가며 등장한다. 이 책이 특히 좋았던 건, 어려운 공식을 먼저 던져놓고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숫자 자체에 대한 기초 상식과 감각을 먼저 심어준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소수를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고집쟁이 수'라고 표현하거나, 0을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걸 바꿔버리는 수'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공식을 암기시키는 게 아니라, 수라는 것 자체가 왜 재미있고 신비로운지를 먼저 느끼게 해주는 구성이라 어른이 읽어도 새롭게 다가왔다. 문득 떠오른 일본 영화 한 편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봤던 일본 영화 한 편이 계속 떠올랐다. 바로 『박사가 사랑한 수식』(2006)이다. 오가와 요코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사고로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노교수가 파출부로 온 싱글맘과 그 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