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쓰다] 9월 20일 일요일, 운명의 산을 떠올리게 한 정열적인 새벽하늘
일요일 아침, 해가 뜰 무렵 하늘이 온통 정열적인 빨간빛으로 물들었다. 지금까지 봐온 노을이나 일출과는 또 다른, 훨씬 진하고 강렬한 붉은색이었다. 구름 결마다 그 빛깔이 스며들어 하늘 전체가 타오르는 것처럼 보였고, 강물 위에도 그 붉은빛이 고스란히 번져 있었다. 다리와 도시의 실루엣은 그 강렬한 색 앞에서 차분하게 뒤로 물러나 있었다.
이렇게 진한 붉은 하늘을 보고 있으니 문득 예전에 봤던 영화 한 장면이 떠올랐다. 영화 <반지의 제왕> 3편에서 주인공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향했던 그 화산, 모르도르의 운명의 산 주변 하늘이 딱 이런 색이었던 것 같다. 용암이 끓어오르고 화염이 치솟던 그 장면의 하늘빛이, 오늘 아침 창밖의 이 풍경과 겹쳐 보였다. 매일 아침 이 자리에서 하늘을 사진에 담아왔지만, 오늘처럼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만큼 강렬한 색은 흔치 않았다.
이런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지금 이 하늘, 이 색깔, 이 순간은 오늘 이 시간에만 존재하고 다시는 똑같이 재현되지 않는다는 것. 내일 또 붉은 하늘을 본다 해도 오늘과 완전히 같은 색, 같은 구름의 모양은 아닐 것이다. 결국 지금 이 순간은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밖에 없는 시간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이 하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조금 더 오래 바라보며 마음에 담아두고 싶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오늘 하루 전체로 확장해본다. 하늘만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하루 자체도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시간이다. 그러니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고,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정열적으로 타오르던 하늘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이 붉은빛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오늘 하루도 이 색깔만큼 뜨겁고 소중하게 채워가야겠다.
📎 어제의 기록: 9월 18일 금요일, 예단하지 않기로 한 마음과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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