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쓰다] 8월 31일, 비 예보 속에 흘려보내는 여름과 성장의 물음
창밖 하늘이 온통 균일한 회색빛으로 덮여 있었다. 해가 어디쯤 있는지조차 가늠이 안 될 만큼 구름이 두껍고 고르게 깔려 있었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강물도 하늘과 비슷한 잿빛을 띠고 있었고, 그 대신 강변의 나무들은 여름 내내 자란 만큼 짙고 빽빽한 초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리 위와 강변 도로에는 버스와 승용차들이 평소처럼 오가고 있었다.
오늘이 8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게 새삼스럽다. 돌아보면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었다. 창밖으로 매일 아침 이 강을 사진에 담아온 지도 벌써 2주가 넘었는데, 그사이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비 오는 날도 있었다. 오늘처럼 하루 종일 비가 예보된 날에 8월을 떠나보낸다는 게 어쩐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오늘 저녁엔 웃픈 해프닝도 하나 있었다. 비가 그친 줄 알고 우산 없이 집을 나섰는데, 퇴근 무렵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지하철역에서 내려 집까지 전속력으로 뛰어야 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던 그 몇 분이, 오늘 하루 중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됐다.
지나간 계절의 열기를 이 비가 씻어내고, 내일부터는 9월이 시작될 테니까. 물론 9월이 온다고 당장 선선해지는 건 아닐 거다. 아직 며칠은 늦더위가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계절은 분명 서서히 가을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아침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아도, 매일 조금씩 방향을 잡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다른 계절, 다른 단계에 가 있는 법이다.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조금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거창한 답을 당장 찾지는 못해도, 이 질문을 계속 품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거다. 오늘 하루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씩 찾아가며, 힘차게 살아보려 한다.
비가 8월의 마지막을 씻어내리는 오늘, 지나간 여름에게는 수고했다는 인사를, 다가올 9월에는 조금 더 나아진 모습으로 맞이하겠다는 다짐을 함께 남겨본다. 화이팅, 오늘을 멋지게 살고 8월을 잘 마무리하자.
📎 어제의 기록: 8월 30일, 구름을 뚫고 나온 해가 건넨 감사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