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미용실 제이에끄리(J-écris), 10년째 이어온 인연 — [오늘을 쓰다] 9월 5일

서래마을 미용실 제이에끄리(J-écris) hair salon 건물 외관과 간판

"서래마을 미용실 중에서도 유독 애정이 가는 곳이 있다" 

서래마을에 약속이 있어 근처에 갔다가, 마침 머리를 손질해야 할 때가 되어서 오랜만에 이곳으로 향했다. 2011년부터 다니고 있으니,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헤어샵, 제이에끄리(J-écris) hair salon이다. 서초구 서래로에 위치한 한영빌딩 5층, 서래마을 입구 스타벅스 옆 건물이라 위치도 찾기 쉽다. 원장님도 그 오랜 시간 동안 한 번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이 건물에서 쭉 운영해오고 계신다.

이곳은 예약제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방문 전 반드시 전화로 날짜와 시간을 잡아야 한다. 처음엔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막상 다녀보면 이 방식 덕분에 대기 시간 없이 여유롭게 시술받을 수 있어서 오히려 만족도가 높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됐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이름 자체가 세련되고 어딘가 감이 좋다는 인상을 받아서 한번 들어가 봤던 게 시작이었는데,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제이에끄리 헤어샵 내부, 화분과 자연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진 대기 공간

서래마을 헤어살롱 제이에끄리 라운지, 편안한 소파와 대기 좌석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늘 정갈하게 정돈된 공간이 반겨준다. 곳곳에 놓인 화분들과 은은한 조명,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분위기까지 — 머리를 하러 온다기보다 잠시 쉬어가는 공간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 오늘도 다른 손님들이 시술을 받고 계셔서 시술 공간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이 전경만 봐도 이곳의 차분한 분위기는 충분히 전해지는 것 같다.

여러 곳을 다녀보고 알게 된 차별점

헤어컷이라는 게 결국 어딜 가나 비슷한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러 군데를 다녀본 입장에서 보면 이곳만의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 고객의 머릿결과 두상에 맞춰 세심하게 시술해준다
  • 시술 내내 오가는 대화, 소통의 언어가 유독 편안하다
  • 컷이 끝나고 나올 때의 만족감이 늘 높다
  • 염색이나 펌에 사용하는 재료의 수준이 높고 안전하다
  • 주차가 편리해서 방문 자체가 부담 없다

이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건, 컷을 하는 내내 원장님이 계속 고객의 느낌을 물어보면서 완성해나간다는 점이다. 한 번에 뚝딱 끝내는 게 아니라, 진행 중간중간 확인하며 다듬어가는 과정이 매번 신뢰를 준다. 원장님이 여자분이신데, 늘 세련되고 멋진 분위기를 갖고 계셔서 시술받는 내내 그 감각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은근한 즐거움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원장님이 손님 한 명 한 명의 관심사를 기억해뒀다가 그에 맞는 이야기를 나눠주신다는 점이다. 단순히 머리만 만져주시는 게 아니라, 손님 개개인에게 맞춰 대화를 이끌어가시는 걸 보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관심과 정성을 쏟아오셨는지가 느껴진다. 이런 마음이 오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도 쌓이는 것 같다. 언젠가 원장님이 스타일리스트 선생님들 드시라고 옆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사서 손님에게 들려 보내주신 적도 있었고, 나 역시 지난번엔 근처 반포에서 유명한 김영모 빵집에서 빵을 사다 드린 적이 있다. 이런 작은 마음들이 오가는 게, 그냥 스쳐 지나가는 손님과 헤어샵의 관계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제이에끄리 헤어샵 시술 공간, 퍼머와 염색을 위한 스타일링 체어

남자 헤어컷은 특성상 짧게 자르고 나면 며칠만 지나도 금방 지저분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시간을 나에게 투자하는 귀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꼼꼼하게 봐주고, 평소 헤어 관리 방법까지 짚어주시니 좋은 만남이 이어진 뒤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서래마을까지 찾아오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컷을 하고, 앞머리는 살짝 펌을 넣고, 옆머리는 뜨지 않도록 붙이는 방식으로 시술을 받았다. 펌을 하고 나서 중화제를 쓰는 과정이 있는데, 여기서 쓰는 중화제가 확실히 좋은 제품이라 냄새도 거의 나지 않고 두피 자극도 없어서 매번 편안하게 마무리된다.

제이에끄리 아베다(AVEDA) 헤어샵 입구,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대기 공간

한영빌딩 엘리베이터 층별 안내판, 5층 아베다 컬러샵 제이에끄리 표시

샵을 나설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지금 이 스타일 그대로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바람 말이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매번 만족하고 나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래마을이라는 동네 자체의 매력

이곳을 다니면서 좋은 건 헤어샵 자체뿐만이 아니다. 서래마을은 예전부터 프랑스와 인연이 깊은 동네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인지 동네 전체의 분위기와 건물들도 유독 세련되고 정돈된 느낌이 강하다. 골목 하나하나를 걷는 것만으로도 서울의 다른 동네와는 결이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바로 근처로는 반포천과 반포종합운동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주변 풍경도 요즘 한창 변화하는 중이다. 한쪽에는 래미안 계열 아파트가 완공되어 입주가 이어지고 있고, 반대편에는 아직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익숙한 동네가 계속 변화하고 채워져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오늘도 날씨가 좋았는데, 머리까지 산뜻해지니 기분이 한층 더 가벼워졌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곳을 꾸준히 찾게 되는 이유가, 결국 이런 작은 만족감과 마음이 오가는 관계가 쌓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계속 이곳에서 머리를 맡기려 한다.

📍 제이에끄리(J-écris) hair salon
서울시 서초구 서래로 50 한영빌딩 5층 (서래마을 입구 스타벅스 옆 건물)
※ 예약제로만 운영되니 방문 전 전화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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