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쓰다] 어제 저녁 퇴근길과 오늘 아침 사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그리며
어제 저녁, 퇴근길에 한강변을 지나면서 도로 위 풍경을 사진으로 남겼다. 예상대로 도로는 꽉 막혀 있었고, 차들의 붉은 미등이 다리 너머까지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하늘은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아 옅은 주황빛 노을이 구름 사이로 남아 있었는데, 그 빛과 대비되게 도로 위는 온통 빨간 불빛으로 가득했다.
신기하게도 저녁 공기는 낮보다 훨씬 누그러져 있었다. 여전히 덥긴 했지만, 한여름 특유의 후끈한 열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계절이 슬며시 바뀌고 있다는 걸 이런 사소한 온도 차이로 느끼게 된다. 정체된 도로 위에 갇혀 있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손안의 화면만 들여다보며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도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앞으로는 그 시간에 창밖 풍경이나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그렇게 흘려보내지 않고, 조금 더 의미 있게 채워가고 싶다는 다짐이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오늘 아침, 해가 이미 떠오른 뒤의 강변을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 어제 저녁의 붉은 정체 대신, 오늘은 옅은 회색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고 저 멀리 지평선에만 은은한 빛이 남아 있었다. 강물은 잔잔했고, 강변의 나무들은 진한 초록빛으로 우거져 있었다. 도로 위 차들도 어제 저녁만큼 붐비지 않고 한산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같은 장소인데도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의 분위기가 이렇게나 다르다는 게 새삼스러웠다. 정체와 붉은 불빛으로 가득했던 어제 저녁을 지나, 오늘은 한결 차분하고 여유로운 풍경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 흐름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다짐해본다.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하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모습으로 오늘을 살아가자고. 어제의 정체된 순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여유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처럼,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며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퇴근길의 붉은 노을에서 시작해 오늘 아침의 잔잔한 강물까지, 하루 사이의 변화를 사진 두 장에 담아본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주변을 살피고, 조금 더 발전된 하루를 만들어가야겠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