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쓰다] 8월 23일, 비가 갠 뒤 유난히 선명했던 새벽하늘
알람이 울리기 전에 먼저 눈이 떠졌다. 창밖을 보니 아직 해가 뜨기 전인데도 하늘이 심상치 않게 맑았다. 짙은 남색 하늘이 지평선 가까이 내려오면서 서서히 주황빛으로 물들고 있었고, 그 경계가 놀라울 만큼 선명했다. 어제 하루 종일 내린 비 덕분인지, 평소라면 뿌옇게 보였을 대기가 오늘따라 유리처럼 맑았다. 구름 몇 조각만 하늘 한가운데 떠서 주황빛을 은은하게 머금고 있었다.
강 건너로는 아직 불이 켜진 빌딩들이 실루엣으로 늘어서 있었고, 다리 위에는 조명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반대편 도로에는 이 시간에도 차들이 꼬리를 물고 지나가며 붉은 미등을 남기고 있었다. 강물은 잔잔하게 그 불빛들을 그대로 품고 있어서, 마치 도시 전체가 물 위에 한 번 더 펼쳐진 듯한 풍경이었다.
이렇게 맑은 새벽을 마주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까지 내리던 비가 오늘의 이 선명함을 만들어준 것처럼, 지나간 시행착오나 실수들도 결국 지금 이 순간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 그동안 마음에 걸려 있던 지난 실수들을 굳이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비가 갠 하늘이 다시 맑아지듯,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흘려보내고, 오늘 이 선명한 하늘 아래에서 새로 시작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다짐해본다. 과거의 실수에 머무르지 않고, 멋진 미래를 그리는 데 마음을 쓰기로. 대신 그 미래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선명하고 알차게 채워가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도 함께 새겨본다. 하늘이 맑아졌다고 저절로 좋은 하루가 되는 건 아니듯, 오늘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채워가느냐가 결국 하루의 색을 결정할 테니까.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이 짧은 순간의 선명함을 사진 한 장에 담아본다. 오늘 하루도 이 새벽하늘처럼 맑고 또렷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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