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쓰다] 8월 14일, 해뜨기 전 한강에서 되뇐 세 마디
새벽 5시 반,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요 며칠 이어진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친 탓도 있지만, 오늘만큼은 해가 뜨기 전 한강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집을 나섰다.
강변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아직 짙은 남색이었다. 아파트 단지 몇 곳에만 불이 켜져 있었고,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르고 있었다. 습한 공기 사이로 어제와 다르게 바람이 조금 선선하게 느껴졌다. 여름이 슬슬 꺾이려는 신호일까.
이 시간에 나와본 건 오랜만이다. 평소라면 출근 준비로 바빴을 시간, 오늘은 잠시 멈춰 서서 세 가지를 되뇌었다. "오늘 하루도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세운 원칙을 지킨다", "작은 것부터 꾸준히 쌓는다." 거창한 말은 아니지만, 이 세 마디를 소리 내어 말하고 나니 머릿속이 한결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연금저축 계좌 매수일이기도 하다. 지수가 어떻게 움직이든, 정해둔 대로 매수 버튼을 누르는 것. 어쩌면 오늘 아침 한강을 보며 다짐한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다. 흔들리는 하루 속에서도 정한 것을 지키는 것, 그게 요즘 내가 삶에서도 투자에서도 반복해서 배우는 것 같다.
강 건너로 해가 조금씩 붉게 번지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도, 어제와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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